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바다가 넘실대는 해파랑길은 총 10개의 구간, 50여 곳의 여행지, 거리770㎞에 달하는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부터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초광역 걷기길이다.
새해의 희망을 담은 태양빛이 반짝이는 우리를 응원하는 해파랑길 13코스로 가보자.
글 최미연 / 사진 편집실
포항 해파랑길 13코스는 양포항을 출발해 구룡포항까지 총 거리 19㎞에 이르는 시원한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다. 해파랑길은 부산과 울산, 경주, 포항, 울진, 영덕, 삼척동해, 강릉, 양양, 속초, 고성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770㎞에 달하는 길이다. 그래서 트래킹족과 배낭여행족들은 아름다운 이 해파랑길을 두고 언젠가 한번은 꼭 걸어봐야 하는 도전의식을 갖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달빛이 젖어드는 양포항을 지나면 장길리 낚시공원에 조성된 휴식공간을 만날 수 있다. 장길리 복합 낚시공원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지난2009년 조성된 해안공원이다. 편의시설을 잘 조성해 놓아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장길리 항구의 희망등대는 물고기와 새싹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포항시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 희망을 상징하는 높이 10m의 적색 등대다. 밤이 되면 조명에 의해 새싹과 물고기 비늘 형상이 잘 표현된다. 특히 바다 위 보릿돌위까지 일자로 쭉 뻗은 보릿돌교와 해안을 따라 형성된 산책로 데크, 해안물놀이장과 해상펜션, 부유식 낚시터, 잔디공원은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곳을 잠시 지나는 관광객들에게도 더 없이 좋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보릿돌은 장길리 앞바다에 있는 갯바위이다.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보릿돌교와 연결된 큰 갯바위가 '안보릿돌', 조금 더 먼바다에 위치한 작은 갯바위가 '바깥보릿돌'로, 낚시꾼들에게는 천혜의 포인트로 알려져 있었다. 보릿돌의 이름과 관련된 유래가 전해지는데 '보릿고개를 면하게 해 주었다'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하지만, '섬 두 개가 각자 따로 떨어져 있다’는 의미에서 보릿돌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버릿돌·보릿돌(麥岩, 맥암)은 갯바위 모양이 보리 같다고 해서 보리암(麥岩) 또는 보릿돌이라고 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때마다 이 바위 아래 바다에서 미역이 많이 나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구룡포는 동해안을 대표하는 항구로 알려져 있다. 구룡포 해변은 바닷물이 깨끗하고 수심이 완만하여 낚시객과 피서객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구릉지가 많고 평지가 적은 구룡포의 지리적 특징으로 이곳은 수산업이 비교적 발달했는데 오징어와 꽁치, 대게의 어획고가 많고 다무포 앞바다는 고래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일제강점기의 침탈 흔적을 간직한 구룡포항은 실감 나게 복원한 일본인거리에서 과거와 현재의 사진을 비교하며 걷는 재미가 좋다. 과메기로 대표성을 갖는 특화된 음식문화도 이 구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외딴곳에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 절리가 벌집 구조를 하고 있는 반면, 이곳 삼정리 주상절리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화산이 폭발하는 모양을 연상할 수 있는 사선으로 용암이 분출되어 있는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절리는 쪼개지는 방향에 따라 판상절리와 주상절리로 나뉘는데, 주상절리는 화산이 폭발할 때 용암이 굳는 속도에 따라 단념의 상태가 사각형 내지, 육각형의 다면체 돌기둥으로 나타는 것을 말한다. 화산암 암맥이나, 응결응회암 등에서 주로 생긴다. 주상절리의 방향은 냉각이 진행되는 방향과 일치하는데 용암이 지표로 분출하여 냉각될 때 아래로는 지표면, 위로는 공기와 접촉하여 냉각이 이뤄짐으로써 형성된다. 구룡포 주상절리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환산이 폭발하는 모양을 연상할 수 있는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화산이 폭발할 때 사선으로 용암이 분출하면서 주상절리가 형성되어 흡사 당시 용암 폭발 지점과 분출 장면이 그대로 사진에 담긴 듯 멈추어 있어 신기함이 그지없다.
연간 백만 명 이상이 찾는 호미곶은 포항의 상징이며, 생각지 못한 숲 속 임도길이 장장 20km 이상 이어지며 색다른 묘미를 준다. 포항 시내를 지나는 구간은 포항제철로 인식되는 이 지역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으며 여타 구간과 차별성을 가진다. 호미곶은 한반도를 포효하는 호랑이의 형상으로 볼 때 꼬리 부분에 해당한다. 예로부터 국운 상승과 국태민안의 상징으로 최고의 명당, 명승이라고 전해왔다. 한반도 최동단에 위치한 호미곶은 연중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으로 새해 첫날이면 새날을 맞이하기 위해 가슴마다 소원을 싣고 달려오는 희망의 성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