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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을 사수하라) 포스트 코로나 퍼스트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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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태권V와 마징가Z와의 접전은 어린 시절의 화두였다. 아무래도 한·일 대전이라는 명분이 컸으리라. 8-90년대 애니메이션의 정점은 ‘로봇’이었다. 거기에는 ‘공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로봇이란 그저 상상의 산물이었다. 오죽했으면 국회의사당 돔이 태권V의 비밀기지일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루머가 생겼을까.

인위적 조작이 아닌 자동으로 움직이는 로봇은 인류의 염원이었다. 로봇의 어원은 체코어 ‘로보타’이다. 워크, 즉 ‘일한다’라는 뜻이다. 로봇의 정체성은 그 어원에서 추측되듯 사람의 일을 대체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산업의 범주로 한정지어온 로봇의 기능은 점차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현재에 이르러 단순 서비스를 넘어 ‘두뇌’를 탑재한 ‘지능형 로봇’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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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3가지 요소를 지니고 있다. 첨단 기술을 실현시켜줄 인공지능이 탑재돼 있고, 각종 기능을 담당하는 센서, 센서에 의해 다양한 움직임을 조작할 작동체가 바로 그것이다. 한 마디로 ‘인공 피조물’의 성격을 띤다.

그렇다면 로봇과 기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기계는 일단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단순하되 규칙적이며 반복적이되 수동적이다. 하지만 로봇은 환경에 따른 대응이 가능하다. 그것은 위에서 언급한 3대 요소와 무관치 않다. 주변 상황은 로봇의 센서가 감지한다. 감지된 센서를 분석하는 일이란 인공지능의 몫이다. 거기서 도출된 상황인식을 적재적소에 도입함으로써 인간의 니즈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로봇은 더 이상 이질감의 대상이 아니다. 센서와 인공지능의 업그레이드에 따라 로봇은 또 다른 편의를 인간에게 선사한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로봇화’라고 하는데 그 중심에는 로봇의 ‘능동화’가 자리해 있다. 말 그대로 지능을 가진 로봇이 사람의 조작이 아닌 로봇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로봇화는 무인화·스마트화를 한 차원 뛰어넘는 가치로 평가된다.

로봇의 출현을 두고 ‘심각한 이항대립의 폐해’라는 우려의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직업군의 변화와 이로 인해 파생 가능한 실업에 대한 공포가 바로 그것이다. ‘잉여인간’이라는 신조어가 그저 낯설지만은 않게 된 이유이다. 로봇을 ‘지배자’로 보는 관점에서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로봇의 출현을 ‘외로움의 상징’이라고 정의 내린다. 1990년대 정보화의 시류에 편승함으로써 삶의 질은 높아지는 한편, 그에 따른 고독감 역시 팽배해졌다는 것이다.

손으로 꾹꾹 눌러 쓴 정성어린 편지는 뒤안길로 사라지고 각종 메시지 위 이모티콘이 감정을 대변하는 세상이다. 로봇이 기사를 쓰고, 로봇이 상담을 전개하며, 또한 로봇이 당신을 접대하는 각박함이 물밀듯이 밀려온다는 아쉬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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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달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바로 ‘상생’의 관점에서다. 불가피하게 소멸된 직업군 뒤엔 로봇으로 인해 생성될 신산업 군 역시 무궁무진하다. 로봇의 초고도화는 결국 인간에 의해 파생된 산출물일 뿐이다. 다시 말해 오롯이 ‘더 나은 라이프’를 위함이라는 것이다. 특히나 미증유의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편의를 넘어 안전의 영역으로 대두되고 있다.

로봇화의 시대를 ‘잉여인간 양산의 폐해’로 치부하기에 앞서 로봇을 인간 편의에 맞춰 취사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무리 진보한 로봇이라도 감성 지능면에서 인간보다 월등할 수 없다. 인간은 생물학 분류상 진화의 최정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로봇의 출현이 공상으로 치부됐던 어린시절의 편린(片鱗)은 이제 추억이다. 로봇은 그 운용 방식에 따라 우리 삶에 공헌할 수 있는 좋은 동반자이자 벗이다.

로봇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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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20세기 초 체코의 한 소설에서 ‘로봇’이라는 단어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왔다. 과업을 위한 로봇은 19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개발돼 산업 전반으로 진출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 컴퓨터로 제어되는 오늘날 로봇의 형태가 갖춰졌다. 1990년대의 로봇 시장은 일본이 강세였다. 1997년 계단을 오르내리는 최초의 인간형 로봇과 1999년 실버세대를 강타한 애완로봇 등이 일본의 기술력으로 탄생했다.

2000년대 들어서 미국에서는 로봇의 지능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과거 공상과학에서나 접해 왔던 우주환경에서의 로봇 개발에 열을 올린 시기였다. 2003년 미국NASA는 ‘스프릿’이라는 이름의 로봇을 화성으로 보냈으며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분야에선 수술전문 로봇 ‘다빈치’가 개발됐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초고도화 로봇의 출현이었다.

우리나라의 로봇산업은 지난 1970년대 후반 현대자동차 공장에 용접로봇이 도입된 이후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후 2008년 ‘지능형로봇 특별법’ 제정을 시작으로 소용돌이치는 AI 로봇시장에 첫 발걸음을 뗐다. 이처럼 과거 산업용으로 대변되던 ‘과업형 로봇’은 기존 기계와의 차별성을 두지 못한 채 그 가치를 잃어가고 대신 서비스의 감성을 품은 지능형 로봇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최초의 애완용 로봇인 소니 사(社)의 ‘아이보’이다. 허전한 마음 달랠 길 없는 현대인의 고독을 예리하게 파고든 수작이라고 일컬어진다. 인간의 우울함을 상쇄하고 싶으나 막상 애완동물을 키울 여건이 되지 못한 이들에게 아이보는 최적의 대체 상품이었다. ‘인간과 로봇의 상생’이라는 모토로 출발한 아이보는 감성을 담은 지능형 로봇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삶 곳곳에 스며든 지능형 로봇들은 (인간)생활의 질을 높인다는 개별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실버로봇, 비서로봇, 서빙로봇, 배우로봇, 요리사로봇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인간과의 동고동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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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로봇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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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로봇의 기술은 크게 센싱과 프로세싱, 액팅 기술로 나뉜다. 센싱은 로봇이 음성과 장소, 각종 환경을 감지한 정보를 습득하는 기술이며, 프로세싱은 습득을 통해 학습된 정보를 기반으로 상대의 명령어를 수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액팅은 용어 그대로 수용된 프로그램을 실제 행동으로 표현하는 기술이다.

지능형 로봇의 정점은 ‘자율’이다. 진정한 의미의 자율형 로봇이 생성되려면 인간의 오감(시,청,촉,후,미각)이 로봇에도 투영돼야 한다. 사실 로봇은 발전 방향에 따라 인간이 자칫 놓칠 수 있는 초감각 적 부분까지도 감지가 가능하다.

로봇의 대표적 센서로는 터치, 거리, 마이크, 카메라를 들 수 있다. 충돌 센서의 대표적 기능이 바로 로봇 청소기다. 후각 센서는 가스의 미세한 흐름을 감지해주는 가스 누출기가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로봇 스스로 움직임을 제어· 확인할 수 있는 가속도 센서와 주위 온도에 따라 이벤트를 달리하는 온도 센서 등 센서의 기능에 따라 로봇의 역할은 무한대로 확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센서 하나로 이 모든 과정이 가능할까. 이것이 이뤄지려면 오감의 정보를 명확히 분석할 수 있는 기술력이 선행돼야 한다. 여기에서 지능형 로봇의 맹점이 드러난다. 로봇 차원으로 신택스의 수용은 용이할 수 있으나 시맨틱스의 습득은 아직까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지능형 로봇의 완벽한 ‘인간화’가 시기상조라는 방증이다. 하지만 시의(時宜)의 문제일 뿐 로봇의 초 고도화는 인간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니즈의 접점에 있을 법한 로봇과 인간의 동반자적 상생의 날은 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능형 로봇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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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 이르러 지능형 로봇의 활용범위는 가히 전 방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제조, 유통, 서비스, 의료 등 거의 모든 산업군을 망라한다. 과거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던 로봇은 이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고정밀도 제품 생산을 위해 보다 심도 있는 작업까지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로봇 시장의 성장세가 고무적이다.

우선 제조업 현장에서의 로봇활용은 그 확장세를 날로 드높이고 있다. 과거 조립, 이송 등의 단순·반복 작업을 몇 단계 뛰어넘어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고 상생하는 이른바 ‘코봇’ 활용이 폭증하고 있다.

‘협동로봇’의 함의를 품고 있는 코봇. 코봇은 ‘사람과 기계의 융합’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산업용 로봇의 절반금액이자 무게 또한 가벼워 가성비와 이동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코봇은 지난 2005년 EU의 ‘중소기업 자동화 지원 정책’으로 첫 선을 보였는데, 코봇의 등장으로 최신 자동화 기술의 전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항공사에도 지능형 로봇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일본의 하네다공항은 지난 2016년부터 보안검색대에 사람이 아닌 로봇 ‘나오’를 배치해 승객들을 대상으로 날씨 및 이착륙, 도시 정보 등을 제공 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에서는 2015년 ‘스펜서’라는 이름의 로봇을 활용, 승객의 보딩 패스를 스캔한 뒤 탑승구에 이르기까지 서브하는 안내 서비스를 펼쳤다.

우리나라 항공사에도 지능형 로봇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2016년부터 LG전자, 미니로봇, 원익로보틱스, YSTT 등과 로봇서비스 관련 MOU를 체결함으로써 급변하는 로봇시장 선점을 위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인간과 유사한 로봇의 등장도 흥미를 끌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4년 휴머노이드를 표방한 로봇 ‘페퍼’를 세상에 공개했다. IBM왓슨으로 운용되는 이 로봇은 명령어 분석 뿐 아니라 대면하는 사람의 감정상태 까지 분석함으로써 적재적소에 맞는 대화를 가능하게 했다.

로봇산업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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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대한 전망을 논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일갈하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다. 그 만큼 지금까지의 로봇은 고찰의 상대가 아닌 이질감 있는 대상으로 여겨졌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15% 증가한 26만 여대에 이른다. 2019년에는 그 두 배에 달할 42만 여대가 판매됐다. 이처럼 산업용 로봇의 보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ICT가 융합된 초 연결 기술이 로봇에도 적용됐다.

전 세계 지능형 로봇의 시장은 연평균 15%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지능형 로봇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것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쉽게 말해 지능형 로봇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목표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로봇 전문가들 역시 지능형 로봇을 두고 “산업과의 연계성이 극대화 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입을 모은다. 그것은 바로 지능형 로봇의 근간이 전자와 전기, 소프트웨어의 융합기술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령화 추세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인한 문화생활이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름에 따라, 지난해 기준 서비스용 로봇은 전 세계 로봇시장의 90%이상을 차지했다.

맺음말

로봇의 근간은 창의다. 창의의 발로는 인간이자 바로 그 인간이 탄생시킨 지능형 로봇의 판단능력 또한 무궁무진하다. 지능형 로봇의 결과만을 주창하기에 앞서 인공지능의 과정부터 수용해야 함이 마땅하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은 채 지능형 로봇의 고찰을 운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주체가 될 미래문명은 과연 유토피아로 꽃을 피울 것인가, 아니면 디스토피아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현재로서 해답은 분명 모호하다. 단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공지능의 시작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는 곧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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