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을 만큼 최고 수준의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국제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의 밑바탕은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글 오금석 재료ISC 사무총장
정부는 2018년 국가연구 개발사업에 19조 7,759억 원을 사용하는 등 많은 예산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시설·장비, 연구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문제는 정작 연구를 수행해야 할 R&D 인력을 충원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라고 한다.
교육부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이공계 박사과정 수료자는 2011년 14,429명에서 2018년 13,724명으로 감소했고, 일부 업종에서는 맞춤형 박사급 연구인력 채용이 어려워 학·석사 인력을 채용하여 학위취득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연구 인력의 고령화 심화로 수년 내에 상당수의 고급 기술자가 퇴직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고령화로 인한 퇴직과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적자원의 부족은 핵심 기술인력 부족 문제를 야기하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해외 주요 국가의 경우에는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연구개발 및 인력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가령 철강산업 인력 양성과 관련하여 미국 과학재단은 Carnegie Mellon 대학 및 Colorado School of Mines에 산학협력 연구센터를 설립하여 32개사의 철강산업 및 철강 산업의 대표적 수요 산업인 자동차산업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금속공학에 특화된 8개 연구실을 운영하는 독일의 Aachen 공대는 정부 및 기업의 지원으로 기업 연구소 보유수준의 연구 장비를 구축하고 산업체가 요구하는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MPIE(Max-Planck Institut für Eisenforschung) 프로그램을 통해 약 230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수료 이후에는 익스틸, 아르셀로미탈, 지멘스, SSAB 등 유럽 각지의 유수한 철강회사로 취업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국가 및 지방정부 단위 전문연구소를 통해 차세대 강재연구를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국내 철강산업의 위기의식이 확산됨에 따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18년부터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철강산업 석·박사 연구인력 육성을 위한 고부가 금속소재 전문인력양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부가 금속소재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재료기업 8개사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충남대, 순천대 등 수도권‧충청권‧호남권 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산업에 꼭 필요한 내용을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기업과 대학원생들을 매칭하여 기업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실무 경험을 쌓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배출된 핵심 기술 인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철강업계의 구조변화에 대응하고, 다변화 되는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앞으로도 철강산업은 한국 경제를 뒷받침 할 주요 제조업 중 하나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國家百年之大計(국가백년지대계)'라는 말도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제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핵심인력 및 기능인력 인재양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업계간 인력양성을 위해 협력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ISC가 존재하는 것이고 가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