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동향

섬유·패션업계의 새바람 ‘친환경섬유’

섬유·패션업계의 ‘친환경’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마디로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인 미세섬유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섬유로 옮겨가는 것이다. 올해 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미세플라스틱 배출 패스트패션 브랜드에 대한 규제 의지를 내비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해외 섬유·패션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친환경제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적신호로 친환경섬유 시장규모 확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약 35%가 세탁 과정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합성섬유를 세탁할 때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오염의 주범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그 양적 증가를 불러온 주범으로 패션업계를 장악해온 ‘패스트패션’이 지목되고 있다.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들이 통상 1년에 4회 신상품을 내놓는 데 반해 패스트패션을 표방하는 브랜드들은 1~2주 단위로 신상품을 내놓는다. 패션 트렌드의 주기가 짧아지는 만큼 옷의 수명이 짧아지고 유행이 지난 옷은 빨리 폐기된다. 매년 9,200만 톤의 의류폐기물이 쌓이고, 대부분이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다.

그래서 최근 섬유·패션업계에 일고 있는 새로운 바람이 바로 ‘친환경섬유’다. 글로벌 친환경 섬유 시장 규모는 2018년 375억 2,000만 달러(약 44조 3,000억 원)를 기록했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9.2% 성장률을 유지할 경우 2025년 695억 달러(약 81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해외 시장 규모의 2.1%를 점유한다고 추정할 때 2018년 7억 9,000달러(약 9,300억 원), 2025년 14억 6,000달러(약 1조 7,000억 원)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패션시장으로 넓혀 보면 실(絲) 시장의 15배로 가정할 때 2025년 24조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약 50% 이상을 친환경섬유로 만든 제품이 차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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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섬유’란 무엇인가?

‘친환경섬유’는 자원고갈, 환경오염 등 지구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활용 섬유(리사이클 섬유)’, ‘생분해·바이오매스 섬유’, ‘천연섬유’, 그리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제조공정’까지를 의미한다. 재활용섬유는 좁게는 섬유 폐기물(폐섬유 소재, 폐의류, 폐어망·폐로프 등 폐섬유 제품)과 비섬유성 폐기물(폐페트병 등)을 수거해 물리적·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제조한 섬유소재 및 섬유제품을 가리키고, 넓게는 섬유 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해 다운사이클링 제품(단열재, 충전재 등)과 업사이클링 제품을 생산하거나 에너지를 추출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생분해성 섬유’는 토양 매립 시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조류, 박테리아, 곰팡이 등)의 활용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 혹은 메탄가스로 완전히 분해되는 섬유를 가리킨다.

현재 글로벌 리사이클 섬유 수요규모는 2018년 53억 3,200만 달러에서 2026년 80억 200만 달러로 연평균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증가율은 같은 기간 섬유 전체 수요 증가율 2.9%에 비해 1.8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글로벌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규모는 2021년 77억 달러에서 연평균 24.9% 성장해 2026년 23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친환경섬유 국내외 산업동향

친환경섬유는 국제기구나 정부 차원의 강제성을 띤 제재보다도 글로벌 수요기업이 민간 규제 차원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브랜드 아디다스는 재활용·친환경 소재로의 전환을 꾀해 의류 생산 시 물 사용량 50% 절감, 에너지 사용량 20% 절감, 2024년까지 석유를 원료로 하는 버진 폴리에스터 사용 중단을 발표했다. 나이키도 2008년 이후 운동화에 50% 이상 재활용 소재 사용, 2010년 이후 재활용 페트 사용, 100% 지속가능한 면 사용을 실행하고 있다. 친환경제품으로 유명한 피타고니아는 2010년 초반부터 주요 제품에 에너지 사용량, 이동거리, 이산화탄소 배출량, 물 소비량 등을 표기해 친환경 제품 생산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기업도 리사이클 및 생분해성 섬유소재 등에 대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 인증 획득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친환경섬유에 사용되는 원료 및 원사에 대한 해외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대표적으로 페트(PET) 리사이클 섬유의 경우 국내에서 고순도·고품질 플레이크(Flake)와 칩(Chip) 생산이 어려워 고품질의 필라멘트 섬유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도 유럽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친환경제품을 선보이는 대표기업으로는 효성이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 ‘리젠’으로 GRS(국제재생표준) 인증을 획득했다. 직물업게에서는 영텍스타일, 신흥 등 프리미엄 아우터 우븐 원단업체가 생분해성 나일론 원사를 후가공한 후에도 생분해성을 유지하는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 차원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그린·디지털 혁신을 통한 섬유패션산업 선도국가 실현을 목표로 2020년 11월 ‘섬유패션산업 한국판 뉴딜 실행전략’을 발표했다. 친환경 섬유소재 개발, 그린섬유 생태계 육성, 그린&클린팩토리 전환, 친환경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섬유패션산업을 환경 친화적 그린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2024년까지 생분해성 PET·PP(폴리프로필렌)계 섬유소재·응용제품 개발, 폐섬유의 물리·화학적 재섬유화 기술 개발, 모섬유 기반 이형복합 방적기술 및 융복합 기술 개발, 친환경 초경량 자동차 내장재용 소재 기술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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