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도 산만큼이나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여름 청량하고 부산스런 여름바다를 즐겼다면 이제 고즈넉하면서도 아련한 가을바다를 만날 차례다. 가을의 동해는 한층 짙고 푸른 깊이감을 보여준다. 그 장중한 매력을 오롯이 가슴속에 담기에 ‘바다열차’만한 것이 없다.
동해 바다열차는 강릉, 동해, 삼척해변을 잇는 53km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달린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넘실거리는 바다와 망망한 대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쉼 없이 펼쳐진 아득한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미지의 세계로 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열차는 강릉역과 삼척해변역 사이를 하루 2회, 주말에는 3회 왕복 운행한다. 편도 소요시간은 약 1시간 10분. 편도와 왕복을 선택하는 건 자유지만, 보통은 왕복으로 끊어 돌아오는 열차에 몸을 싣는 이들이 많다. 종착역에서 주어지는 시간은 20분. 바로 앞 바다로 나아가 기념사진 찍고 돌아오기에 적당한 시간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종착역나 중간 정동진역, 묵호역, 동해역, 추암역에 내려 주변을 관광한 뒤 다음 열차에 몸을 실어도 좋다. 다만 중간역에서는 승하차는 가능하나, 승차권 현장발매는 하지 않는다.
기본 4량으로 편성된 동해 바다열차는 독특한 내부풍경이 그 자체로 볼거리다. 전 좌석이 바다를 향해 측면으로 배치돼 있고, 창문이 일반열차보다 커 넘실대는 파도와 드넓은 백사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1호차(특실)는 개별좌석으로 되어 있어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기에 좋고, 2호차(특실)는 극장식 커플좌석으로 연인이나 부부에게 제격이다. 각각 특별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프로포즈석을 별도로 마련해 연인들이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했다. 3호차(가족석)는 가족실로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꾸몄고, 4호차(일반실)는 단체석 배열로 돼 있어 친구들이나 일행이 함께하기에 좋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식당칸 ‘Sea Train 카페’에서는 커피, 음료, 스낵 등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다. 또 동해안 지역의 특산품과 바다열차만의 특별한 기념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2007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동해 바다열차는 수명을 다해 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까지만 운행될 예정이다.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동해안 낭만열차에 올 가을 몸을 실어보는 건 어떨까.
● 이용요금(편도 기준) : 특실 1만 6,000원, 가족석(4인) 5만 2,000원, 일반실 1만 4,000원, 프로포즈실(2인) 5만 원
● 승차권 예약 : 코레일관광개발 홈페이지(www.seatrain.co.kr)
● 문의 : 033-573-5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