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동향

디지털전환 잘 되십니까?

지난 2년간의 코로나 팬데믹이 산업 전반에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근로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전기전자, 정보통신, 전문과학, 기술서비스업 등 디지털 기술혁신 주도산업은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노동력 대체가 가능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가 최근에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 시대가 디지털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에 디지털전환이 산업계 전반에 포진한 사무직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디지털이 쏘아 올린 업무의 변화

코로나 이후로 많은 회사와 사무직근로자들이 업무 방식을 대면이 아닌 화상회의와 협업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 익히 알려진 ‘줌’, ‘구글 미트’, ‘웹엑스’, ‘팀즈’ 등은 그룹 미팅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외에도 작업 관리 프로그램인 ‘노션’, ‘라이크’, ‘아사나’, ‘스마트시트’ 등은 협업 관리나 업무조율을 위한 비대면 협업 솔루션으로 이용되고 있다. 단순히 컴퓨터만 다룰 줄 알면 가능했던 업무를 이제는 디지털을 모르면 수행할 수 없게 돼버린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리켜 ‘디지털전환’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 DX)’이라고 부른다. 진정한 디지털전환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디지털기술로 겉치장만 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로 인한 다양한 변화에 대해 기업의 조직, 프로세스, 운영관리 등 기업내부의 일하는 방식을 모두 디지털에 대응할 수 있게 근본적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가리킨다.

디지털이 만들어낸 이러한 변화는 실제로 기업 내 업무 방식의 변화로 확인된다. 일례로 과거 빅데이터는 소비자를 파악하는 도구로 기업의 마케팅부서에 효용이 컸다. 그러나 최근에는 IT를 비롯해 타 부서들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마케팅 등 영업 관련 부서는 각자가 판매 데이터를 정리하고 시각화해 실무에 활용하고, 최근에는 인사부서조차 내부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인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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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퇴직자의 전직·재취업 걸림돌

처음 ‘디지털전환’이란 용어가 등장하던 시기, 많은 이들은 사무직근로자 다수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AI(인공지능)나 로봇이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막상 디지털전환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요즘의 상황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구성하고 있는 업무간 중요성이 바뀐다거나, 업무에 필요한 역량이나 스킬이 바뀌거나, 오히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일들이 생겨나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나아가 디지털을 다룰 줄 모르면 더 이상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초 발표한 ‘일선 근로자 근무 동향 지표 특별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난 이후 업무에 필요한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는 근로자가 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무직이 아닌 일선 근로자의 51%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렇듯 디지털시대의 근로자들은 단순히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넘어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고, 조합하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디지털 문해력)’를 요구받고 있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에게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과거의 업무 방식에 익숙한 중장년층에게는 그야말로 현실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디지털전환은 재택근무의 경험과 유망업종의 목격으로 ‘대퇴사의 시대’를 불러왔다. 한편 디지털 기술 및 역량을 갖추지 못한 중장년 퇴직자들에게는 전직과 재취업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팬데믹이 앞당긴 디지털전환과 그에 따른 새로운 현안은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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