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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림빅-세상을 바꾸는 엔지니어링> 리뷰 도시를 넘어 시공을 엔지니어링하다

인공위성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지구의 모습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기원전 포세이돈 신전에서 오늘날 휘황한 뉴욕의 빌딩과 교량에 이르기까지, 엔지니어의 상상력이 아니었다면 구경하기 힘들었을 건축물들이 실로 멋진 형상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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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림빅-세상을 바꾸는 엔지니어링>은 영화계에서 흔치 않은 ‘건설’을 소재로 만들어진 러닝타임 42분의 다큐멘터리다. 흔히 상상하는 독립영화 수준이 아니라 제작비 1,500만 달러(우리 돈 160억 원)가 투입된 대작이다. 세계적인 건설사 벡텔을 비롯해 미국 토목학회(ASCE), ASCE재단, 미국공학·측량시험위원회(NCEES), 엔지니어링연합재단(UEF)이 공동 투자했다. 흥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설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그렉 맥길리브레이 감독은 든든한 투자에 힘입어 세계 곳곳을 누비며 건설 엔지니어의 경이로운 성과물들을 3D 아이맥스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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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건축의 기본이다. 시애틀에서 전문 엔지니어로 일하는 멘저 펠리반은 네팔 대지진 직후 서둘러 네팔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 토양이 지진 당시 액체와 같이 반응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간 멘저는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을 깊은 기반암까지 박는 방식으로 액상화에 취약한 지역에 초고층 건물을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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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무기력하게 내려앉은 네팔의 건축물들과 달리 총길이 2만 1,000km로 인류 최대 건축물이라고 불리는 만리장성은 수 세기에 걸친 침식과 지진에도 장성의 대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다. 황제의 엔지니어들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최고의 해결책을 사용했으니, 회반죽에 찹쌀풀을 섞는 기발한 상상으로 기온에 따라 팽창과 수축이 가능한 장성을 만들 수 있었다.

영화는 안전을 위해 자연과 맞서는 엔지니어의 또 다른 모습을 그린다. ‘고연봉’과 ‘열정’ 사이에서 고민하던 교량엔지니어 에이버리 뱅은 결국 ‘열정’울 선택하고 열성파 엔지니어 팀을 이끌고 가난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도보교를 짓는다. 강 건너 학교를 두고 고립된 아이티의 아이들을 위해 그녀가 고안한 것은 수상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오직 로프만을 사용해 강을 건너는 경첩다리였다. 완성된 다리를 건너는 아이들의 환한 웃음이 그녀의 선택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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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 당시인 2017년 2월, 시사회가 열린 뉴욕의 한 아이맥스 영화관을 찾은 것은 200여 명의 중·고등학생들이었다. 뉴욕시 디자인과 건설부(DDC)가 스템(STEM,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그것은 영화가 만들어진 목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짧은 러닝타임 곳곳에 크고 작은 엔지니어링에 도전하며 좌절하고 기뻐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넣었다. 영화 속 내레이션처럼 “미래를 엔지니어링하는 기쁨은 젊은이들의 것”일 수도 있으니, 누군가에게는 꿈의 메시지가 되어도 좋을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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