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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향해 질주하는 자동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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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미국 드라마 <전격Z작전>에 등장했던 미래차 ‘키트’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자동차. 나아가 지상뿐 아니라 공중을 주행하는 자동차. 이런 자동차들을 통틀어 우리는 ‘미래차’라고 부른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 미래차는 공상과학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소재로, 그 논의조차 드물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상상은 현실로 다가왔고,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각국은 앞다퉈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책들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에 미래차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국내외 동향을 살펴본다.

왜 ‘미래차산업’인가?

우선, 화석연료가 기반인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친환경차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새로운 글로벌 어젠다로 등장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체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20%를 수송 분야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탈탄소화를 요구받고 있다.
다음, 고령화에 따른 안전·편의 및 도시화에 따른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율주행차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자동화 시스템을 탑재해 운전자의 작동 없이 차량을 제어하는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탑승자의 안전뿐 아니라 편의, 정보, 엔터테인먼트의 기능까지 누릴 수 있고, 교통체증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적, 사회적 요구와 함께 최근 자동차 관련 첨단기술을 비롯해 차량용 반도체와 경량 소재, 소프트웨어(SW), 지능형 교통 체계(ITS)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혁신이 진행되면서 기존 ‘자동차산업’은 ‘모빌리티산업’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모빌리티산업’으로의 전환은 엔진, 변속기 등 내연기관 부품 중심에서 배터리, 모터 등 전장(전기·전자) 부품 중심으로의 공급망과 생태계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자연히 연관 산업 범위가 확장되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국적 컨설팅전문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산업에서 7% 수준인 SW 기반 부품 비중은 2030년 30%로 증가하고 30% 수준인 전장 부품 비중은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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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에서 부품·서비스로 산업구조 변화

미래차는 크게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동력원의 경우 기존 화석연료에서 전기·수소로, 주행공간은 지상에서 지상과 공중으로, 운전자는 인간에서 인공지능(AI)로 바뀌게 된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이동을 위한 수단뿐 아니라 이동·오락·생산을 위한 수단으로 기능이 확대되는 셈이다.

따라서 복잡해지는 차량의 기능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반도체를 포함한 차량의 전기전자(E/E) 구성이 단일화·통일화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현재 차량에 장착된 수십 개의 제어기 수가 감소하고, 기능·성능이 증가한 3~4개의 제어기로 통합되면서 SW 및 고성능 반도체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이는 기존 기계기술 중심 자동차산업에서 반도체, 클라우드, SW, 통신, ITS 등 타 산업의 신규 진입을 허용하는 혁신적 구조전환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완성차업계를 중심으로 1, 2, 3차 공급업체가 수직 통합된 산업구조였다면, 이제는 역으로 자동차업계가 ICT 역량 확보에 나서고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들이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자동차산업에 진출하는 모습이다. 내연기관 부품업체들 역시 미래차 부품기업으로 사업 전환을 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시장에 나와 있는 친환경차는 배터리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하이브리드차(HEV), 수소전기차(FECV)로 구분된다. 베터리전기차의 경우 미국 테슬라 및 중국 기업이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중국과 유럽, 하이브리드차는 일본과 한국, 수소전기차는 한국과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완성차 및 부품 기업, 인프라·플랫폼·시스템SW 등 서비스 업체로 업계가 구성돼 있다. 현재 현대차, 포드,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차량을 양산하고 있으며, 일부 완성차 업체는 레벨3 수준의 차량을 출시했다. 아울러 자율배송, 로켓택시, 자율셔틀 등 레벨4 이상의 서비스형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인수·합병 및 파트너쉽, 막대한 투자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완성차업체 중심의 수직계열화된 산업 구조에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국산화율이 95%에 이르는 내연기관 부품산업과 달리 미래차 부품산업은 국산화율·기술 수준이 부족해 공급망이 미약한 상태다. 자율주행 SW 기술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국내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78.8% 수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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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시장 전망

글로벌시장의 친환경차의 판매량은 2020년 610만 대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2,840만 대, 2030년에는 5,770만 대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2021년 전년 대비 약 4% 성장한 가운데 이중 전기차 판매량이 약 112% 급성장했다.

또한 자율주행차는 현재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과 레벨4(고등 자율주행) 수준으로 글로벌 초기시장이 형성된 가운데 2030년까지 약 1,600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규모는 2020년 64억 달러에서 2035년 1조 1,204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에 따르면 통상 레벨3 이상을 자율주행차로 분류하고 있으며, 레벨5가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한편 국내 친환경차 및 자율주행차 또한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와 다양한 미래차 모델 출시에 힘입어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레벨3·4 전기차 점유율은 5.5%로 세계 5위, 수소차는 58%로 1위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선언’, ‘미래차 확산전략’ 등을 통해 미래차 전환 로드맵을 제시하며, 2025년 50%, 2030년 80% 이상까지 자동차 수요와 공급을 친환경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도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친환경차·전장부품 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전체 기업 수가 모듈화·인수합병 등으로 감소한 후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자세히는 2025년까지 국내 내연기관 중심의 부품기업 17%가 감소하고, 미래차 중심의 기업은 96%는 증가해 2030년 이후 그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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