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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도시
천년도시 경주를 가다

누구나 한번쯤 가보았을, 그래서 더 친숙하고도 신비로운 도시 경주. 잠들어 있던 천년의 역사가 깨어나고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사랑받고 있는 경주는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낮과 밤에 따라 아름다운 얼굴을 드러내는 경주의 얼굴을 만나본다.

글 편집실 · 사진 경주시청

봄이 그렇게 좋니?

봄이 되면 여기저기서 봄꽃이 서로 피어나느라 여간 바쁜 게 아니다. 경주의 보문단지에는 4월부터 봄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5월이 되면 꽃잎들이 지고 초록의 나뭇잎으로 옷을 갈아입고 싱그러운 향기를 내뿜는다.
녹색의 경치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의 남산과 양동마을을 걸어도 좋다. 경주의 어디든 그림 같은 모습이지만 그중에서도 남산은 전혀 아쉬울 것이 없는, 하루로도 부족한 곳이기도 하다. 해발 500미터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경주의 풍광을 한 눈에 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험하지 않는 등산로에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말도 이 남산에서 비롯되었다.

별빛과 함께 걷다

경주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동궁과 월지, 첨성대의 야경이 사랑받는 이유는 다양한 조명빛으로 환상적인 모습을 선사해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붉은빛에서 푸른빛으로, 보랏빛에서 노란빛으로 형형색색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낭만적인 이 경주의 밤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야경으로 손꼽히던 동궁과 월지 이외에도 오랜 세월 고증과 장인들의 노력을 거쳐 다시 제 모습을 찾게 된 월정교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이자 최고의 목조 교량인 월정교는 '문천교'라고도 불렸으며 760년 경덕왕 때에 놓았던 다리이기도 하다. 월정교 아래로 흐르는 문천에서는 지금도 고둥을 줍는 사람들이 있는 서정적인 풍광을 만날 수 있다. 고대 교량 건축기술의 백미로서 월정교 교각 자체로도 충분히 멋있지만 양쪽 끝에 문루가 위엄 있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해가 저무는 저녁시간부터 캄캄한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이 더해지면서 별빛이 더해져 장관을 이룬다.

이야기에 녹아든 경주의 맛

여행에서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SNS와 입소문으로 알려진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즐거움이겠으나 월정교와 이어진 교촌안길을 걸으며 경주의 이야기가 얽힌 맛을 찾아가는 것도 좋겠다. 교촌안길에는 요석궁이 최부잣집 터에 자리하고 있다.
'인근 100리 안에 굶어죽는 이가 없게 하라',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마라' 등의 가훈을 실천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삶을 실천했던 최부자의 이야기가 '경주 최부자 가정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요석궁에서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조선시대 양반가 음식을 먹으며 전통 반가의 상차림과 경주의 옛 이야기를 함께 마주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요석궁의 근처에는 경주 최부잣집에서 마셨던 교동법주와 가양주를 빚는 제조장이 있다.

제사를 모시고 손님을 귀하게 여겼던 양반가문의 술이었던 것 만큼 향과 깊이가 남달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쏠쏠한 재미와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350년 전통의 교동법주 한잔과 마을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만든 최부자 가정식으로 경주의 오랜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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