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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돈의 흐름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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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넘치는 유동성

코로나19가 대유행하자 나라마다 곳간을 열고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섰다. 일명 양적완화정책이다. 먼저 금리를 내렸다. 미국은 지난해 3월 4일과 16일 두 번에 걸쳐 1.75%였던 기준금리를 각각 1.25%와 0.25%로 인하했다. 한 달에 기준금리를 두 번이나 조정하는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그 인하폭도 컸다. 한국 역시 지난해 3월 16일 기존 1.25%였던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해 0.75%로 조정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EU와 일본은 수년째 유지해오던 0%와 마이너스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또 국채를 발행해 재난지원금(한국의 경우)을 지원했고, 자산을 매입해 돈을 풀었다. 미국은 코로나19 직후 10개월여 동안 약 4조 달러(약 4400조 원)을 재정지출로 투입해 유동성을 늘렸다. 거기에다 바이든 행정부는 2조 달러(약 2200조 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로 퍼부은 약 3조7000억 달러(약 4070조 원)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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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출구전략 임박…파월, 연내 테이프링 공식화

‘한국금융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외국계 자본에 완전 개방한다.’ 1997년 한국정부가 금융지원을 요청했을 때 IMF가 맨 첫머리에 내건 조건이다. 이듬해 5월 한국정부는 자본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이후 외국 자본이 밀물처럼 밀려왔고, 현재 주가총액의 30% 정도를 외국 자본이 점유하고 있다. 외국 자본의 국내 유입은 투자 측면에서는 이득이나, 돈이 빠져나갈 경우 위험부담으로 작용한다. 자본의 유입과 유출은 외국의 금융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때문에 한국은행과 정부는 외국의 금융정책, 그 중에서도 미국의 금리나 자산매매(입) 등 움직임에 신경을 곧추 세울 수밖에 없다. 올해 초부터 뉴스에 미국의 테이퍼링에 대한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다.
테이퍼링은 2013년 5월 당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언급하면서 유명해진 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축소를 의미하며, 양적완화를 줄이는 출구전략의 하나다. 또 다른 출구전략으로는 금리인상을 의미하는 타이트닝(Tightening)이 있다. 당시 테이퍼링을 언급한 것만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증시는 하락했다. 미국이 달러를 회수하기 시작하면 유동성 부족으로 금리가 오르게 되고, 금리가 오르면 투자가 줄어든다. 미국의 변화는 경제 펀드멘탈이 약한 나라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투자했던 자금이 대거 유출되면서 주가와 통화가치가 급락해 더 큰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일명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 긴축발작이다. 당시 한국과 중국 등은 주가와 통화, 채권이 동시에 약세를 보였다.
한편, 지난 8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를 공식화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내에 테이프링이 진행될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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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긴축발작 대비?

지난 8월 26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1년 5개월 만이었다. 이주열 한국은행총재는 △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지속되지만 앞으로 백신접종 확대, 수출 호조로 견실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 △ 물가상승 압력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 △ 완화적 금융여건에서 금융불균형이 계속 누적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이후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2%를 넘어 3%(8월 2.6%)에 근접해 왔다. 또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가계부채의 증가는 장기적인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상해 향후 있을 충격을 줄이자는 목적이 다분하다. 얼마 전 한국은행은 출입기자단과의 온라인 워커숍에서 ‘10월 물가상승률이 3%에 다다를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물가상승률이 진정되지 않고, 미국이 연내에 테이프링에 나설 경우,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0%대 초저금리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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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향한 시그널,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8월 금리를 인상하기 전 5월부터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러 번 금리 인상을 시사했었다. 일종의 포워드 가이던스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새로운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도입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시장과 소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형태로는 △ 중앙은행이 향후 어떤 행태를 보일 것인지 미리 약속하는 오디세우스방식과 중앙은행이 미래 경제상황에 대해 전망하고 이를 공표함으로써 중앙은행의 행태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델포이 방식 △ 향후 통화정책 변경시기를 제시하거나 특정한 시기를 제시하지 않는 기간조건부 또는 향후 통화정책 변경을 야기할 수 있는 경제상황을 제시하는 상황조건부 △ 향후 정책금리 전망을 구체적 수치나 경로로 공표하는 정량적 방법과 의결문이나 의사록, 기자간담회 등에 특정용어 등을 활용해 통화정책의 의도와 방향을 제시하는 정성적 방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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